흔히 불교를 말할 때, ‘십만팔천법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무량한 중생계에서 존재하는 유정(有情)들의 번뇌를 모두 대치하고자 출현한 설법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불법(佛法)이 다양하고 광대함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를 신앙하시는 분들은 각각 자신의 반연(攀緣)에 따라 확고한 불심(佛心)을 얻었을지라도 항상 불법의 구체적인 가르침에 목말라합니다.
그러나 막상 불법을 공부하고자 하여도 그 방대함에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사실상 인도로부터 발원하여 서역(西域)을 거쳐 발전하였으며, 다시 중국을 거쳐 우리에게 전래되면서 다양한 사상적 변용을 거치게 되었고, 다양한 종파들이 명멸하였으며, 최종적으로는 천태(天台)·화엄(華嚴)·선종(禪宗)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또한 선종도 사상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조사선(祖師禪)으로 귀결되며, 그로부터 간화선(看話禪)과 묵조선(黙照禪)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불교의 현실은 비록 간화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불교학의 다양화로 인하여 인도불교와 남방불교, 티벳불교에 이르기까지 마치 모든 지역과 역대의 불교학을 모두 모아놓은 듯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무엇이 참다운 불법이고, 나아가 역사적으로 정통성을 지녀왔던 우리불교의 위상마저 흔들리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칠불사에서는 부처님의 참다운 가르침이 무엇이고, 그 가르침이 중국으로 전래되어 어떠한 변용을 이루며 우리에게 전래되었는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밝히고, 그것이 현재에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이며, 우리가 어떠한 수행과 깨달음을 추구해야하는가를 전하고자 ‘칠불사 불교아카데미’를 개설하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칠불사 주지 도응(道應) 합장